평생 정규 공부만 하다가 지금은 대학원생이야.
최근 유투브 영상으로 로켓 그로스, 구매 대행 등으로 성공하는 일반인들 영상이 많이 떠.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해. 근데 의문인 게 스마트 스토어 나왔을 때도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했고, 알리 테무 진출한 현재에선 이제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몇몇 성공하는 사례들이 계속 나와. 인스타 숏츠나 X(트위터), 틱톡을 많이 활용하는 쪽으로 바뀌긴 했지만.
이게 이해가 안 가. 지금까지 내가 쌓은 경력으로 대기업 취업해도 이렇게 돈 벌기 힘들 것 같은데(월 500 넘는), 오히려 이쪽이 더 돈을 쉽게 버는 게 아닐까? 영어, 수학, 전공 공부에 리서치를 위한 노력. 처음부터 일반인이 대상이 아닌 머리 쓰는 사람들과 계속 경쟁하려 했으니 이렇게 돈 벌기가 어려운 건가 싶어. 내가 잘못된 건가?
대학원 생활을 하며 겪는 그 허무함(현타)과 혼란스러움은 정말 많은 연구자들이 한 번쯤 겪는 감정입니다. 특히 연구실에서 깊고 좁은 문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할 때, 밖에서는 "몇 달 만에 월 천만 원" 같은 이야기가 들려오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질문자님이 '잘못된' 길을 간 것도 아니고, 그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두 그룹은 '완전히 다른 게임의 룰' 위에서 뛰고 있을 뿐입니다. 이 현상을 조금 더 냉정하게 분석해 드릴게요.
1. 왜 지금도 성공 사례가 나올까? (게임의 룰 변화)
스마트 스토어가 레드오션이고, 알리/테무가 진출한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과거처럼 "물건만 등록하면 팔리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지금 성공하는 사람들은 **'유통업자'가 아니라 '콘텐츠 기획자'**에 가깝습니다.
- 진화된 생존 방식: 단순히 물건을 떼다 파는 게 아니라, 말씀하신 인스타 숏츠, 틱톡 등을 통해 '트래픽(관심)'을 모으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입니다.
- 보이지 않는 노동: 그들은 전공 공부 대신, 매일 바뀌는 알고리즘, 대중의 심리, 후킹(Hooking) 멘트, 영상 편집 기술을 치열하게 연구합니다. 겉보기엔 '쉽게' 버는 것 같지만, 그 뒤에는 수없는 계정 정지와 실패, 그리고 밤샘 트렌드 분석이 있습니다.
- 생존 편향(Survivorship Bias): 유튜브에는 성공한 0.1%만 나옵니다. 망해서 빚을 진 99.9%는 영상을 올리지 않습니다.
2. 대학원생(전문가)의 길 vs 사업가의 길
질문자님이 느끼는 억울함은 **"진입 장벽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비교 항목 | 대학원/전문가 (질문자님의 길) | 커머스/사업 (유튜브 속 그들의 길) |
| 경쟁 대상 | 소수의 똑똑한 사람들 (고학력자, 전공자) | 전 국민 + 전 세계 (진입 장벽이 낮음) |
| 리스크 | 하방이 닫혀있음 (취업 시 기본 소득 보장) | 하방이 뚫려있음 (수입 0원 혹은 빚) |
| 수익 구조 | 계단식 상승 (경력에 따라 축적됨) | 지수함수적 (0이다가 갑자기 폭발, 혹은 0으로 수렴) |
| 자산 성격 | 지식과 학위 (누가 뺏어갈 수 없음) | 트렌드 감각 (휘발성이 강해 계속 갱신해야 함) |
질문자님은 **"높은 진입 장벽 안에서 고도의 지적 경쟁"**을 하고 계신 것이고, 그들은 **"낮은 진입 장벽 속에서 무한 경쟁"**을 뚫어낸 사람들입니다. 돈을 버는 액수만 보면 그들이 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 면에서는 전문가의 길이 훨씬 견고합니다.
3. "월 500이 작아 보여요"에 대하여
현재 시점에서 월 500만 원이라는 월급이, 로켓 그로스 매출 1억보다 초라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두 가지를 기억하셔야 합니다.
- 순이익과 지속성: 매출 1억 셀러의 순이익이 월 500이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하며, 그 매출이 내년에도 유지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반면, 대기업/연구소의 월급은 커리어와 함께 **'복리'**로 쌓입니다.
- 사회적 자본: 대학원 과정을 통해 얻는 논리적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석/박사'라는 타이틀은 평생 따라다니는 무형 자산입니다. 이는 나중에 사업을 하더라도 엄청난 무기가 됩니다.
4. 제언: 억울함을 해소하는 방법
지금 당장 공부를 그만두고 장사를 시작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시야를 조금 확장해 보시면 어떨까요?
- 자신의 전문성을 레버리지 하세요: 현재 연구하시는 분야나 지식을 나중에 유튜브나 블로그, 전자책 등으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공부만 한 사람"이 "세일즈 감각"을 익히면, 일반 셀러들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전문가 기반의 사업'**이 가능해집니다.
- 경쟁의 필드를 인정하세요: 질문자님은 '돈을 쉽게 버는 게임'이 아니라,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게임'**을 하고 계신 겁니다.
요약하자면:
질문자님은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단지 지금 유튜브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자극적인 성공'이 질문자님이 쌓고 있는 '견고한 성'보다 화려해 보일 뿐입니다. 그들은 트렌드를 팔지만, 질문자님은 에센스(본질)를 만들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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